여성민요그룹 아리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지난 18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삼청각을 찾았다. 공연이 시작된지 10분남짓 지났을까,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겠다’는 편견이 단박에 날아가 버렸다.익숙한 노랫말의 ‘사랑가’, ‘둥덩애타령’을 아카펠라, 서양악기, 재즈와의 만남으로 풀어낸 노래들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공연장에 있던 많은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그들의 음악에 젖어들었으며 함께 있던 외국인 관객들의 반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아리랑을 뿌리삼아 한국음악을 꽃피우는 나무가 되겠다’는 이름의 아리수. 아리수는 토속민요 발굴과 보급에 앞장선 ‘민요연구회’의 맥을 이어 2005년 창단된 이래 전통민요의 발굴을 물론 민요의 현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여성민요그룹이다.아리수는 2007년 1집 음반 ‘아리랑 나무를 심다’, 2010년 2집 음반 ‘아리랑 나무에 꽃피다’를 발매하며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재편곡한 곡과 순수창작곡을 선보이기도 했다.1집 아리랑 나무를 심다에는 다양한 민요를 재즈, 클래식, 아카펠라와의 결합을 통해 아리수만의 색깔로 개사, 편곡한 곡들을 담았으며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아내는 노랫말을 추구하는 가운데 어려운 말들은 쉽게 풀어내고 새로운 노랫말을 썼다.2집 아리랑 나무에 꽃피다에는 민요와 미디음악을 결합시켰다.미디음악은 대중음악계에서는 아주 익숙한 분야이지만 국악계는 낯선분야였다.하지만 아리수는 이 시대의 감성에 한층 더 다가서기 위해 ‘새가 날아든다’ ‘제주바다’ ‘아리랑의 꿈’ 등 우리민요에 미디 사운드를 결합시켜 대중에게 선보이는 실험을 하기도 앴다.또 2집에는 ‘우리 하나가 되어’ ‘아리랑 나라 비나리’의 창작곡도 선보여 민요를 보다 젊게, 민요를 더욱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아리수는 그동안의 역량을 바탕으로 창작곡을 중심으로하는 3집 발매를 준비 중이다. 음반발매 외에도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하는 ‘천차만별 콘서트’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했고 퓨전민요콘서트 ‘아리랑 꽃’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리랑 꽃은 아리수가 전통민요의 장단과 가락을 뿌리삼아 현대적인 발성과 서양악기, 국악기의 조화로운 연주로 대중음악의 감성에 한층 다가선 공연으로 민요콘서트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의 상주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에는 수원화성박물관에 상주하며 그 활동범위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늘려가고 있다.먼저 수원화성박물관 상설공연인 ‘국악꽃피다’와 남양주 실학박물관 상설공연인 ‘실학콘서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국악에 꽃피다와 실학콘서트는 박물관이 제공하는 전시 외에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여 지역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으며 지역주민,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 보다 다양한 관람객들을 유치하는 역할 또한 똑똑히 하고 있다.

아리수는 상설공연과 함께 다양한 창작공연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그중 관객들이 국악을 더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해설을 곁들인 ‘아리랑 톡톡’, 각 지역의 특생을 가진 소리꾼이 어우러져 공연하는 ‘퓨전 민요 한마당’은 온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좋다.또 비보이 그룹과 함께하는 ‘춤추는 아리랑 꽃’은 관객 모두가 하나되는 공연으로 비트박스 소리와 판소리가 어울리고 늴리리야의 서정적인 감성을 팝핍으로 표현하는 등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이와함께 아리수는 경기도내를 비롯해 전국을 순회하며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하고 있으며 수원의 공연단체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소외계층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연 나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특히 지역의 지난해 ‘우리 하나가 되어’라는 주제로 ‘아시아 민요 콘서트’를 개최해 8개 지역을 순회하며 다문화 가정의 결혼 이주 여성 및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이런 공연활동 외에도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우선 수원 화성과 정조를 소재로 콘서트 형식의 공연을 벗어나 소리극과 같은 종합적인 공연 컨텐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또 아이들이 국악과 민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동요와 민요를 구성한 ‘민요가 있는 동화’도 개발해 출판을 앞두고 있으며 이와함께 진행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또 세계시장에 우리 민요를 내놓기 위해 민요와 넌버벌 퍼포먼스를 접목한 창작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IMG_1620◈주요 연혁

2005년 5월 창단

2007년 1집음반 ‘아리랑 나무를 심다’ 발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천차만별 콘서트’ 대상 수상

2010년 2집 음반 ‘아리랑 나무에 꽃피다’ 발매

2010년 사단법인 등록

2010년 예비사회적 기업 지정

2011년 전문예술법인 지정

2011년~현재 경기문화재단 상주단체 지원사업 선정

2011년~현재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지방 문예회관 우수공연 프로그램 선정

2012년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신나는 예술여행 농산어촌 순회 공연단체 선정

◈하반기 일정

10월~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서울 삼청각 상설공연 ‘자미콘서트’

10월27일 수원화성박물관 상설공연 ‘국악꽃피다’

11월3일 전북 완주문예회관 대극장 ‘아리랑꽃 콘서트’

11월15일 경북 울진문예회관 대극장 ‘아리랑꽃 콘서트’

12월1일 경남 함안문예회관 대극장 ‘아리랑꽃 콘서트’

12월23일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아리수 송년의 밤 ‘아리랑꽃 콘서트’

“남녀노소 즐기는 창작곡 개발..국악 활기 불어 넣을 것”

우리 민요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아리수.

그 중심에는 왕규식 대표가 있다. 왕 대표는 해마다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과 기획공연으로 민요의 대중화, 현대화에 앞장서 왔다. 왕 대표는 “아리수는 전통소리에 기반해 현대민요를 하는 팀이다. 전통민요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끔 재편곡하거나 순수창작곡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국악이 대중성과 현대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 하겠다”고 말했다.

왕 대표는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의 상주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되기 전부터 수원화성박물관과 인연을 맺으며 관객개발과 함께 수원화성박물관이 수원 문화 활동의 생성지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해왔다.왕 대표는 “2009년 박물관 개관부터 다양한 상설공연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 덕분에 수원에서 아리수의 이름도 알릴 수 있었으며 수원화성박물관도 안정적인 공연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수원의 다문화 가정과 수원의 이야기를 소재로하는 다양한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왕 대표는 “지난해 수원의 다문화 가정들을 위해 아시아 민요 콘서트를 개최해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올해는 수원의 정조와 화성을 활용한 공연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마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화성의 이야기를 담은 맞춤형 소리극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표와 함께 아리수의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가고 다양한 창작민요를 개발하고 있는 조미정 음악감독.조 감독은 “민요라 하면 지루하고 따분하고 여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민요의 대중화를 위해 전통민요를 기본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입히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다문화 가정 등을 위한 맞춤형 민요를 개발해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다양한 활동을 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어려움도 있기 마련.

왕 대표는 “민요는 대중음악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 공연단체로서 민요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설 수 있는 무대도 적을 뿐더러 대중음악에 비해 출연료, 지원금 등도 적다. 공연을 수익을 이용해 단체를 이끌어 나갈 수는 있지만 창작활동 및 작품개발을 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관계기관의 다양한 지원 및 제도가 필요한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