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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 추모 공연으로 장례문화 바꾼다  윤지훈 기자 |

죽음은 불현 듯 찾아와 깊은 슬픔을 안겨준다. 당황스럽고 황망하여 조문객을 맞이하고 정해진 장례절차를 따르는 것도 버겁다. 고인의 삶을 추모하고 되돌아 볼 겨를도 없이 삼일장이 지나간다.대통령이나 사회적 역할이 큰 사람들이 돌아가신 경우 추모식과 추모공연이 있지만 일반인에게는 이렇다 할 장례문화가 없다.  이런 현실에서 추모식과 추모공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곳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와 (주)이랑엔터테인먼트가 추모공연, ‘돌아가는 길’을 공동 기획하고 상설로 진행한다. 공연은 우리 민족의 정서가 담겨있는 국악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사회적기업인 ‘사단법인 아리수’와 아카펠라그룹 ‘아카시아’, 국악밴드 ‘소름’의 연주자들이 참여하여 노래와 국악기 연주, 춤, 추모시 낭송으로 60분간 꾸몄다. 공연의 1부는 고인을 추모하며 이별을 노래한다.

전통소리꾼들이 한국적 한을 담은 남도민요 ‘흥타령’을 부르고, 경상도 상주지방 민요인 ‘상주모심기’ 선율에 삶을 돌아보는 노랫말로 만든 ‘상주 회상가’를 들려준다. 이어서 고인의 사진 영상과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낭송한다.

2부는 가족을 위로한다. 강원도 민요 ‘한오백년’을 부르며 춤사위를 보여준다. ‘엄마야 누나야’,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 친숙한 음악을 국악기로 연주하고, 아카펠라 노래꾼이 ‘한계령’과 ‘내 영혼 바람되어’를 들려준다. 이 공연은 국악을 생활 깊숙이 끌어들임으로써 국악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 천일천 회장은 “장례문화 개선을 위해 장례식장 최초로 상설 추모공연을 기획했다”며 정기적으로 추모공연을 가질 뜻을 밝혔다.

(주)이랑엔터테인먼트 왕규식 상임이사는 “특정 고인을 위한 짧고 소박한 추모식 공연과 다수의 고인을 위한 큰 추모공연 등 다양한 형태를 준비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였다.

일반인에게 추모공연이 아직 낯설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문상, 부조, 식사로 끝나는 장례 문화를 추모 공연이나 추모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전통 장례문화를 현대식으로 복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일에 국악이 제격이다.

국악은 관혼상제를 비롯한 우리 생활 어디든 녹아 있었다.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은 문화 예술의 출발이다. 그런 까닭에 이번 추모공연이 위로, 치유, 공감으로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가꿀 것이라 기대한다.

전문장례식장 추모공연은 5월 7일 오후 8시 ‘시흥장례식장’에서 합동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달마다 마지막 날 열 예정이다. 이날 공연은 추모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문의) 시흥장례원식장 : 031-431-4114, (주)이랑엔터테인먼트 : 070-8917-3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