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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와 창작판소리로 우리시대의 여성을 노래한다!”

전통민요의 재해석을 바탕으로 민요의 현대화에 앞장서 온 여성민요그룹 아리수가 3집 정규음반 ‘여성, 아리랑꽃으로 흩날리다’를 발매했다. 음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 소리를 바탕으로 여성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 수록되어 있다. 전통민요를 재해석해 1, 2집을 발표했던 아리수는 3집 음반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아리수 시즌3′ 이라는 이름으로 시즌 형식을 도입한 것부터 눈에 띈다. 국악분야의 앨범에 서양 드라마에서 흔히 쓰는 ‘시즌’이라는 이름을 쓴다는 것 자체가 인식의 전환이다. 음반을 제작한 아리수 대표 왕규식은 “시즌의 첫 번째 이야기는 여성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일(노동), 세 번째는 자연(생태)을 담은 앨범을 일 년에 하나씩 발표해 시즌3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리수는 시즌3의 이야기마다 알맞은 공연작품을 만들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음반에 수록된 7곡을 살펴보면 그 형식과 내용이 다양하다. 타이틀곡이자 첫 곡인 ‘여성 비나리’는 전통 비나리 형식을 빌려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성의 삶을 살펴보며 기원을 노래했다. 전통 타악 장단에 기타, 건반 등을 배치해 풍성하게 만들었다. 노래 길이도 일반적인 노래보다 두 배 정도 길다. 또, 창작판소리 ‘나아줌씨 이야기’는 우리 사회 아줌마의 일상과 애환을 담았다. 다른 곡들도 여성의 세대별 이야기를 전통민요와 창작곡으로 노래했다. 10대, 20대는 ‘멋진 여자’, 아이를 낳은 어머니는 자장가 형식의 ‘아름다운 선물’, 40대 이상은 ‘사랑은 나의 힘’에 담았고, 옛 여인의 사랑을 ‘창부타령’으로 노래했다. 또 하나 주목할 곡은 ‘엉겅퀴야’이다. 이 노래는 1984년 창립해 활동했던 ‘민요연구회’가 민영 시인의 시로 만든 곡이다. 아리수가 민요연구회 맥을 이어서 활동한다고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 곡을 재편곡해 수록한 것은 현대 민요의 계보를 이어간다는 뜻이다. 이번 앨범은 여성의 역사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다양한 음악 장르로 꿈과 희망을 담아낸 셈이다.

아리수는 ‘아리랑+나무(樹)=아리랑 나무’를 뜻한다. 전통 민요에 뿌리내리고 지금, 이 시대의 민요를 추구하며, 국악이 대중음악의 한 축이기를 희망한다. 전문예술법인이자 사회적기업이기도 한 아리수는 대부분이 20대 젊은 소리꾼들이지만 적어도 15년 이상 경기소리, 남도소리를 공부한 전공자들이다. 평론가들에게 ’21세기 민요 창조’ 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삼청각 상설공연 ‘자미 콘서트’에서 매주 목요일 공연하는 것을 비롯해 연 100회 이상의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요는 예부터 우리가 살아 온 힘이요, 우리의 삶 자체였다. 지금, 이 시대의 삶을 노래하는 아리수의 바람과 노력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다면 우리 민요가 풍성하게 빛날 것이다. 아리수가 피어 올린 아리랑꽃, 그 향기가 널리 흩날릴 것으로 기대된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